좋은 시 느낌하나

겨울바람 / 서정윤

종이연 2008. 2. 12. 10:06
겨울바람 / 서정윤


들어가고 싶어, 너에게
너의 깊숙한 틈 사이로
혼자 바쁜 심장, 속 영혼이 있는 곳까지
들어가 나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바늘구멍 문풍지를 흔들며
황소 떼를 몰고 들어오듯이
붉은 단풍 색깔이 물관을 타고 올라와
잎맥 구석구석 퍼져 나오듯
너의 온몸 은밀한 곳까지
나의 표식을 칠하고 싶어.
남기고 싶어
물길 떨어지는 자리의 바위보다 더
너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나의 체취를 남기고 싶어.
그래서
너의 전신으로 행복해지는 소리를
나의 속에 가두어 오래오래
가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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