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하나 ~

서귀포 /이 홍 섭

종이연 2019. 7. 9. 20:48

서귀포

               

이 홍 섭


울지 마세요

돌아갈 곳이 있겠지요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구멍 숭숭 뚫린

담벼락을 더듬으며

몰래 울고 있는 당신, 머리채잡힌 야자수처럼

엉엉 울고 있는 당신


섬 속에 숨은 당신

섬 밖으로 떠도는 당신


 울지 마세요

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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