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하두 작아서
민용태
너는 하두 작아서
난 너를 바라기만 해도 아프다
너는 하두 작아서
난 네 목소리만 들어도 아프다
너를 보면
나는 이슬이 된다
너를 보고 말을 하면
나는 귀뚜라미가 된다
너를 지키기 위해
나는 우뢰로 만든 철모를 쓴다
너는 하두 작아서
너는 내 곁에 있어도
난 네가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종달새만 울어도
난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묻는다
너는 하두 작아서
나는 내 눈 속 어디에 네가 숨어 있는지를 모른다
너는 하두 작아서
나의 모든 곳에 스며든다
나의 깊은 정오 속으로
너는 꿈보다 가볍다
너는 황홀보다 짧다
너의 허리는 불타는 허공
그 영원한 목마름의 둘레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원태연 (0) | 2021.05.19 |
---|---|
그랬다지요/김용택 (0) | 2021.05.18 |
민들레가 웃고 있네/김선옥 (0) | 2021.05.16 |
예쁘게 살아가는 풀잎이 되어요/공광규 (0) | 2021.05.15 |
그냥 좋은 것 /원태연 (0) | 2021.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