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박남수
내 딸이 딸을 낳았다는
유월(六月) 십팔일(十八日)의 국제전화(國際電話)를 받고
네가 걸음마를 떼고, 어느 날
문지방을 넘던 모험(冒險)의 기쁨을
네 얼굴에서 보았을 때,
네 어미는 큰일이나 난 듯,
두 팔을 벌리고 부축하려고 했었지.
그 후, 너는
도랑을 뛰어 넘었고
바다를 또한 뛰어 넘었고
그 조심스런 어머니 품에서 날아 올라
지금은 뉴욕에서 딸을 낳았다.
어느 날엔가는, 너도
네 어린것이 문지방을 넘어설 때
너는 두 팔을 벌리고
어머니가 될 것이다.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경/ 모윤숙 (0) | 2021.06.14 |
---|---|
통곡(痛哭)/ 이상화 (0) | 2021.06.13 |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송찬호 (0) | 2021.06.11 |
섬진강 1/김용택 (0) | 2021.06.10 |
6월/이창호 (0) | 2021.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