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딸에게 /박남수

종이연 2021. 6. 12. 20:58

딸에게

 

 

박남수

 

 

 

내 딸이 딸을 낳았다는

유월(六月) 십팔일(十八日)의 국제전화(國際電話)를 받고

 

네가 걸음마를 떼고, 어느 날

문지방을 넘던 모험(冒險)의 기쁨을

네 얼굴에서 보았을 때,

네 어미는 큰일이나 난 듯,

두 팔을 벌리고 부축하려고 했었지.

 

그 후, 너는

도랑을 뛰어 넘었고

바다를 또한 뛰어 넘었고

그 조심스런 어머니 품에서 날아 올라

지금은 뉴욕에서 딸을 낳았다.

 

어느 날엔가는, 너도

네 어린것이 문지방을 넘어설 때

너는 두 팔을 벌리고

어머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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