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창호
지난 달력 한 장을 찢어
손바닥에 접어 올리니
손바닥 위에서 지난 5월이
너무나 작고 가벼워집니다.
유리창에 물방울처럼
톡톡 웃음을 퉁기는 아침
알맞게 물이 오른
6월의 현관문이 열리자
펼쳐둔 종이의 여백을 열고
여름 나무들이 들어가 앉습니다.
한 잎 두 잎 그리움의
잎사귀가 늘어갈수록
종이 위에서 사연들이
더욱 푸르르 갑니다.
당신, 지난 5월에는
달력 한 장의 무게만큼
편히 지내셨는지요?
여기 6월의 첫날 아침을
그려보냅니다.
색다른 배경으로
깊어지는 창 밖 세상이
숲 속처럼 맑아지는
거리에서는 온갖 사물들이
밝은 조명을 단 아침
하늘 아래 주렁주렁
저마다의 녹음을
매달고 걸어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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