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초겨울 백두대간 허리 /권경업

종이연 2021. 10. 23. 19:32

초겨울 백두대간 허리

 

권경업

 

 

비탈진 벼랑에 누웠다가

이리저리 바람에 날리는

오리나무 잎사귀 갈비 닥나무잎

한 줌 모아서 불을 지핀다

속에서부터 푸석거리며

타는 마른 육신들

영혼은 끝없이 하늘로만 오르고

도열한 봉우리들의

가벼운 휘파람 소리

자신을 잊은 지

이미 오래된 산꾼은 백두대간 허리에서

아련한 어머니의 살내음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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