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몰아치는 유월의 바람
홍수희
다대포에서 시집을 읽는다
바다는 저만치 두고 주차장에 앉아
네가 두고 간 낡은 시집을 꺼내 읽는다
갯벌에 몰아치는 유월의 바람은 웅성거리며
어찌 내게로만 몰려오는가
바람구멍 하나 갖지 못한 나
개펄에 작은 구멍 하나 뚫고
게처럼 옆으로 자꾸 비켜가다가
잊었던 네가 내 이름을 부르면 어느 때
쏘옥 숨어버리고 말까
망설이다 망설이다
뼛속을 파고드는 유월의 바람
하! 수상하여 바다는 저만치 두고
책갈피가 붉은 시집을 꺼내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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