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11월 첫날의 기도 /정연복

종이연 2022. 11. 21. 19:34

11월 첫날의 기도

 

정연복

바람이 데려갈 곳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버릴 것 다 버리고
언제라도 떠날 준비

되어 있는 민들레 홀씨같이.
앞으로 나의 인생살이

어떤 모습일지 모르지만
비워야 할 것들 비워냄으로

몸도 마음도 가벼이
오늘을 살게 하소서.

딱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올해의 하루하루

비움의 미학을 깨달아가는
소중한 시간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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