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겨울 산길 /윤무중

종이연 2023. 2. 17. 19:48

겨울 산길

 

윤무중

 

눈이 또 온다,

겨울이 성큼오더니

겨울답게 눈발이 날려

여기저기 눈이서린 낙엽만 나딍굴고

설경에 빠져 겨울 산길을 걷는다

나무들이 허기져 메마르고

발가벗은 속살을 에이는고통에 신음하고

음침한 산길을 추스리는데

석양이 떠나면 기력이 쇄진하겠지

 

아직도 파란 잎이 남은

소나무 가지에 소복히 쌓인 눈

주변과 조화롭게 마지막 빛갈로 내밀고

겨울의 텅빈 기슭에서

두팔 벌려 기지개를 켠다

 

낙엽위에 떨어진 고독을 떨치고

힘차게 들판으로 달려나갈 채비를 한다

나가기 전 쇠진한 기력을 채워

쌓인 눈의 순수함을 챙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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