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 가기 전에
오광수
8월이 다 가기 전에
조금 남아있는 젖은 가슴으로
따가운 후회를 해야겠다.
삶에 미련이 많은 만큼
당당하지를 못해서
지나온 길 부끄러움으로
온갖 멍이 들어 있는데도
어찌하지 못하고 또 달을 넘겨야 하느냐?
나의 나약함이여,
나의 비굴함이여,
염천 더위에 널브러진 초라한 변명이여,
등에 붙은 세 치 혀는 또 물 한 바가지를 구걸하고
소리 없는 고함은 허공에서 회색 웅덩이를 만드는 데
땅을 밟았다는 두 발은
흐르는 물에 밀려 길을 잃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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