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칠곡
홍문숙
얼음들은 이곳으로 몰려와
평면의 날들을 보내고 있다
제 안 한켠에
겨울 철새들 몇 담아놓고서
침묵의 날들을 모아 들인다
얼지 못하는 것은
어떠한 계절도 빠질 수 없다는 각오,
봉합하지 못한
미세한 입자의 경계를 허물기라도 하듯
한낮의 태양이 기웃거리는 동안에도
빙하기의 날짜들
저수지 밖 4월의 꽃들을 줄다리기 한다
꽃들의 전쟁이 결빙과 해빙 사이
미세한 경계 속으로 몰려드는 오후2시,
2월의 저수지는 꽃내음들의 국경지대다
화석이 된 계절들의 간이역이다
낯면을 숨기며 들른
초면의 향기들이 빙하기의 유물들처럼
서로의 행방을 얼음과 물이 되어 수소문 하느라
다투거나 부동의 대립 속에서 물오리 몇 마리 받아내며
둑이 있는 저 아래서부터 새로운 계절이 유입되고
또 한켠 물들은
시간의 둑들을 겹겹이 쌓아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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