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설날 가는 고향길/오광수

종이연 2024. 2. 8. 20:43
설날 가는 고향길

오광수

내 어머니의 체온이 
동구밖까지 손짓이 되고 
내 아버지의 소망이 
먼길까지 마중을 나오는 곳 

마당 가운데 수 없이 찍혀있을 
종종 걸음들은 
먹음직하거나 보암직만해도 
목에 걸리셨을 어머니의 흔적 

온 세상이 모두 하얗게 되어도 
쓸고 또 쓴 이 길은 
겉으로 내색하진 않아도 
종일 기다렸을 아버지의 숨결 

오래 오래 사세요. 
건강하시구요 
자주 오도록 할께요 
그냥 그냥 좋아하시던 내 부모님. 

언제 다시 뵐 수 있을까요? 
내 어머니, 내 아버지 
이젠 치울 이 없어 눈 쌓인 길을 
보고픔에 눈물로 녹이며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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