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텃밭의 유월 /이원문

종이연 2024. 6. 27. 22:03

텃밭의 유월

 

이원문

봄이라 하던 때가

엊그제였었는데

그 봄이 언제 어디로 갔나

샛대문 밖 텃밭 그늘

아침 나절 비켜 서고

이것 저것 심은 채소

잘도 자라는구나

 

상추에 쑥갓 시금치 부추

고추 포기 밑 씨 뿌린 열무

엷드란히 하루가 다르고

옥수수에 참외 수박

심은 감자 켔으니

마늘은 안 뽑을까

자라는 오이 손마디에

 

뿌린 팝씨 실파 되니

이 손으로 모종 해야 되겠지

많지는 않아도 모종에 뿌린 씨앗들이니

누구 거둬 먹이려 이 부지런을 떨었나

없는 살림 그 살림에 그렇게 기른 아이들

덥다 하는 그 초 중복 날 이 에미 보러 오려나

할미 찾을 손주 놈들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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