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여름일기 2 /이해인

종이연 2024. 8. 22. 18:25

여름일기 2 /이해인 

오늘 아침

내 마음의 밭에는

밤새 봉오리로 맺혀있던

한 마디의 시어가

노란 쑥갓꽃으로 피어 있습니다.

비와 햇볕이 동시에 고마워서

자주 하늘을 보는 여름

잘 익은 수박을 쪼개어

이웃과 나누어 먹는 초록의 기쁨이여

우리가 사는 지구 위에도

수박처럼 둥글고 시원한

자유와 평화 가득한 여름이면 좋겠습니다.

오는 아침 나는 다림질한 흰 옷에

물을 뿌리며 생각합니다.

우울과 나태로 풀기없던 나의 일상을

희망으로 풀먹여 다림질해야겠음을

지금쯤 바쁜 일터로 향하는

나의 이웃을 위해

한 송이의 기도를 꽃피워야겠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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