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신석정
갈대에 숨어드는
소슬한 바람
9월이 깊었다.
철 그른
뻐구기 목멘 소리
애가 잦아 타는 노을
안쓰럽도록
어진 것과
어질지 않은 것을 남겨 놓고
이대로 차마
눈감을 수 없거늘
산을 닮아
입을 다물어도
자꾸만 가슴이 뜨거워 오는 날은
소나무 성근 숲 너머
파도소리가
유달리 달려드는 속을
부르르 떨리는 손은
주먹으로 달래 놓고
파도 밖에 트여 올 한 줄기 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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