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박진성
십일월 은행잎에 누웠다
새벽 고요 부서지는 소리
응급실보다 환했다
아스팔트 뒤덮은 잎맥들은 어느 나라로 가는 길인가
등짝에 달라붙은 냉기를 덥히느라 잎들은
분주하다 갈 곳 없는 내력들처럼
잎잎이 뒤엉킨 은행잎 사원에서 한참을 잤다
사랑할 수 없다면 마지막 길도 끊어버리겠다
은행잎 한 잎, 바스라져 눈가에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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