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2월/오세영

종이연 2021. 2. 2. 20:06

2월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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