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겨울나무 /문정희

종이연 2021. 1. 30. 19:43

겨울나무

 

문정희

 

 

 

열어주소서

 

눈 속에 슬픈 발을 묻고

저 나무들이 서서 울고 있습니다.

 

당신의 신(神)의 터전에

바람이 휘몰아치면

삶은 꽃처럼 흔들립니다.

 

이곳은 어느 곳일까

제가 앉아서

입맞춘 소중한 모습.

 

이제 저의 두 눈이 멀어도

살이 터져서 닫을 수 없는 뜨거움을……

 

벗은 나무여, 벗은 나무여,

제 밀물을 소리치게 해주소서.

 

새떼, 민학사,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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