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섣달 /신창홍

종이연 2021. 12. 11. 19:55

섣달

 

 

신창홍

 

짧아진 한낮의

미지근한 햇살은

움 추러 든 거리를

외면하듯 걸음을 재촉하고

 

길모퉁이를 돌아

골목길로 들어서면

칼날 같은 바람은

얼굴을 할퀴듯 지나간다

 

땅거미 지는 도시는

유령의 행렬처럼

불빛이 도미노처럼 퍼질 때

유혹은 거리로 스며들고

 

섣달의 거리에 서면

지나는 것들은 지나가고

남겨진 것들은 흔들린다

세월은 늘 바람이고 탄식이다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의 기도 /최이천  (0) 2021.12.13
12월에 내리는 비 /안선희  (0) 2021.12.12
12월엔 /용혜원  (0) 2021.12.10
12월의 기도 /곽현의  (0) 2021.12.09
노숙자를 보며/문근영  (0) 2021.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