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신창홍
짧아진 한낮의
미지근한 햇살은
움 추러 든 거리를
외면하듯 걸음을 재촉하고
길모퉁이를 돌아
골목길로 들어서면
칼날 같은 바람은
얼굴을 할퀴듯 지나간다
땅거미 지는 도시는
유령의 행렬처럼
불빛이 도미노처럼 퍼질 때
유혹은 거리로 스며들고
섣달의 거리에 서면
지나는 것들은 지나가고
남겨진 것들은 흔들린다
세월은 늘 바람이고 탄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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