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단상
한경희
버들무지 냇가엔 차가운 물결이 있다
맑갛게 입술을 다문 하얀 돌
찰랑찰랑 외로움을 엮는다
향기로운 꽃잎이 바람에 불려가다
빨간 색깔 하나 툭 떨구어준다
조금은 퇴색한 가을의 소리
그 황량한 목덜미에
노을이 길게 주저 앉는다
11월은
맑은 영혼이 깃드는 달
탱글거리는 하늘가
눈물은 새뜻한 이별의 멜로디
은은한 가곡 한 곡 어떠세요?
부르는 이는,
허전한 잎새의 모난 조각들
고요히 귀담아 들어주는 이는,
바람 따라 술렁이는 으슬한 여운
표표히 멀어지는 가을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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