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11월에는 /이희숙

종이연 2023. 11. 8. 21:03

11월에는

 

이희숙 


붉은 가을이
그대 웃음에 걸려 서성이는 동안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을 영접하고
떨어짐마저 기쁘게 허락하는 나무의 삶을 배우자


찬란한 가을이
그대 이마에 앉아 꿈꾸는 동안에는
겸손한 마음으로 밤을 배웅하고
인디언처럼 춤추고 노래하자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빠른 때라는 걸
미처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아직 모든 것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달
11월에는
꿈을 노래하고 희망을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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