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최의상
으스스한 오후
바람은 퇴락하는 마지막 잎을
조용히 흔들어 준다.
오색 단풍의 영광은 사라지고
차디찬 대지에 낙엽으로 남는다.
사랑이 아직도 남은 심장소리를
쓸쓸한 인적이 밟고 가며 듣는다.
사랑을 노래한다.
인생이 쓸쓸하다.
가을이 아름다우나 슬프기만 하다.
낙엽을 밟으며 이 아름다운 시간에
서 있는 자신을 돌아본다.
삭정이 끝 멀리 파란 하늘 바라보며
십일월 만추의 바람결이
가슴으로 깃들며 심령을 흔든다.
지나온 세월을 문득 생각하니
감사가 마음에서 싹튼다.
기도 하고 싶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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