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그 사랑에 대해 쓴다 / 유 · 하

종이연 2008. 3. 13. 17:19
그 사랑에 대해 쓴다 / 유 · 하




아름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노을을 바라보며
노을빛 열매를 낳는 능금 나무처럼...

한 여자의 미소가 나를 스쳤을 때
난 그녀를 닮은 사랑을 낳고 싶었다.

점화된 성냔불빛 같았던 시절들,뒤돌아보면
그 사랑을 손으로 빚고 싶다는 욕망이
얼마나 많은 열정의 몸짓들을 낳았던 것일까?

그녀를 기다리던 교정의 꽃들과
꽃의 떨림과 떨림의 기차와 그 기차의 희망

내가 앉았던 벤치의 햇살과
그 햇살의 짧은 키스 !

밤이면 그리움으로 날아가던
내 현 속의 푸른 새
그리고 죽음조차도 놀랍지 않았던 나날들 !

그 사랑을 빚고 싶은 욕망이 나를 떠나자
내 눈속에 살던 그 모든 풍경들도 사라졌다
바람이 노을의 시간을,거두어가면
능금나무 열매의 환한 빛도 꺼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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