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겨울꽃 봄꽃 / 장석남

종이연 2021. 1. 1. 17:05

겨울꽃 봄꽃 

 

장석남

 

겨울꽃은 감옥
꽃 속에서
마른침 넘기는 소리
걸어나와
목이 짧고 눈이 별 같은
굴뚝새의(이 낮은 하늘 아프게 하는
까만 불이여)울음 자국처럼
흐리고 침침하게 흩어지며
피는 한 얼굴


얼굴, 창백한 햇살에 번지는 얼굴

나 그 얼굴 들어설 수 없네
신발 벗어들고 그곳에 걸어들 수 없어,
봄꽃 앞에 손만 비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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