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겨울 삽화 / 박지영

종이연 2021. 1. 17. 18:12

겨울 삽화

 

 

박지영

 

발톱을 세우는 바람

하늘도 윙윙 새파란 소리를 냈다

놀이터에서 연처럼 오르고 내리던 아이들

하나, 둘.집으로 숨어버렸다 빈터엔

여린 햇살이 그늘을 만들어, 빈 그네만

언 하늘을 툭툭 건드렸다

모래밭에 버려진 장난감 칼이

바람을 잠재우고, 간간히 꽃잎 지듯이

눈이 내렸다 아주 천천히

눈발이 미끄럼을 탔다

별 없는 밤하늘에 놀이터가 둥둥 떠오르고

아이들의 해맑은 마음을 껴안고 잠 속으로

미끄러지기도 하고...잠벌레들이 나와

돌아다니는 겨울 밤

아이의 잠듬 얼굴은 곱게 찌푸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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