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저수지에서 쓰는 편지
이정록
그대 머리맡이나 옆구리로
굽이치며 흘러드는 물줄기
싱싱한가, 한풍에 배를 밀고 가는 새떼들
물갈퀴처럼 손발 시려운가
마른 갈대숲에
차마 얼어붙지 않으려
살얼음 깨무는 달빛 차가운 밤
가슴 밑바닥 자갈 이끼,
흔들며 치솟는 샘줄기 입 대고 있는가
새의 발목에 악수를 건네는
솔 그림자처럼, 그대에게 가리라
살얼음에 청침을 벼리는
솔잎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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