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정취
박희홍
봄여름 내내 그토록
왕성하게 푸르던 잎
혼인날 신부처럼 곱게
오색 무지갯빛으로 단장하고서
하객을 반갑게 맞이하더니
기운이 점차 쇠해가니
추레해진 몸뚱이를 씻고
갓 나온 여인처럼
하얀 속살 드러낸 나무들
지치고 노곤하여
이제 긴 잠을 자려
슬그머니 눕더니
말없이 잠들었다고 서운해 말고
따뜻한 기운 밀려오면
다시 함께 한세상 살아보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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