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햇빛
박희진
마지막 간댕이던 포플라 잎도
이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군요.
이 몸도 차라리 알몸이 되어
저 냉엄한 순수공간 속에 서보면 어떨까.
부신 햇빛의 유리창에다
열기 어린 이마를 조아리며,
하지만 저는 떨고 있는걸요.
지금 제게 제일로 좋은 것은
이 초겨울 따스한 햇빛!
시들은 살, 메마른 핏속으로 스미어 들어와서
다시금 이 몸을 살고 싶게 하는,
이렇게 중얼중얼 소리를 내게 하는,
오오 햇빛이여, 따스한 햇빛이여,
그대야말로 나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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