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초겨울 바람 /김 내식

종이연 2021. 11. 11. 19:58

초겨울 바람

 

 

김 내식

 

회색빛 하늘이 몹시 차가워

기러기도 어디론가

흔적이 없다

시베리아 벌판에서

대간줄기로 쫓기던 칼바람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마을 대숲에 내려온다

바람에 저항하는 파도는

피로의 거품 일으키나

전의를 잃지 않고

틈새의 갈매기

호수로 날아든다

호숫가를 걸어가며

내 나이같은 초겨울이

세월의 바람으로 떠밀어도

두 다리에 힘주고

천천히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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