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편지
안계종
스치는 바람이
당신인 줄 알았습니다
얼마나 향기로운지
신혼의 봄 같았습니다
꽃잎에 물들인 사랑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오월의 향기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꽃길을 걷다가
잠시 누웠는데 꿈을 꾸었지요
꽃잎에 묻혀버린 귀공자는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매년 꽃 잔치가 기쁨이었으나
그리움으로 바뀌는 것을
꽃이 지며 알았습니다
혼자 갈 수 없어 불러도
때가 되야 만날 수 있다고
꽃으로 봉분만 쌓아놓고
모두가 향기로만 남았습니다
봄날엔 임이 온줄 알았지만
장미꽃 언저리에 떨어진 꽃잎이
애처로이 가시에 매달려
물과 피를 다 내리더이다
사랑하는 임! 그대는
내 마음에 향기로 남은
오월의 붉은 장미입니다
이제는 가는 길 끝에서
천국의 아침을 맞으려 하오
불러도 대답 없는 그리운 장미꽃 당신
그날에는 가시 없는 장미가 되어주구려!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이 내게 /민경대 (0) | 2022.05.29 |
---|---|
오월 아침 /김영랑 (0) | 2022.05.28 |
5월의 텃밭 /윤의섭 (0) | 2022.05.24 |
5월의 다짐/정연복 (0) | 2022.05.23 |
푸른 오월/노천명 (0) | 2022.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