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혹서 일기 /박재삼

종이연 2024. 8. 10. 20:33

혹서 일기

 

박재삼

잎 하나 까딱 않는
30 몇 도의 날씨 속
그늘에 앉았어도
소나기가 그리운데

막혔던 소식을 뚫듯
매미 울음 한창이다.
계곡에 발 담그고
한가로운 부채질로
성화같은 더위에
달래는 것이 전부다.

예닐곱 적 아이처럼
물장구를 못 치네.
늙기엔 아직도 멀어
청춘이 만 리인데

이제 갈 길은
막상 얼마 안 남고
그 바쁜 조바심 속에
절벽만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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