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구월 / 정용주

종이연 2024. 9. 4. 21:06

구월

 

정용주

 

 

문득, 동그란 말들을 중얼거리며 고개를 든다

하늘 어항을 유영하는 붉은 잠자리떼

봉숭아 백일홍 한련화 시들어가는 이름들

돌배나무 감고 올라간 나팔꽃은 귀뚜라미 울음 모아 구슬을 꿴다

그림자보다 가벼운 한 날의 육신

 

- 정용주 시집 <쏙닥쏙닥>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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