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다시 9월/ 나태주

종이연 2024. 9. 1. 20:13

다시 9월

 

 나태주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가을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아올랐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게 되는 시간

기다리라 더욱

오래 오래 그리고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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