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사랑과 결혼의 시/ 칼릴 지브란

종이연 2025. 2. 18. 20:35

사랑과 결혼의 시

 

칼릴 지브란

당신 부부 사이에 빈 공간을 두어서,
당신들 사이에서 하늘의 바람이 춤추도록 하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서로 포개어지지는 마라
당신 부부 영혼들의 해변 사이에는
저 움직이는 바다가 있도록 하라.

각각의 잔을 채워라.
그러나 한 개의 잔으로 마시지는 마라.

서로 당신의 빵을 주어라.
그러나 같은 덩어리의 빵을 먹지는 마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라.
그러나 각각 홀로 있어라.

현악기의 줄 같은 음악이 울릴지라도
서로 떨어져 홀로 있듯이

당신 마음을 주어라
그러나 상대방 고유의 세계를 침범하지 마라.

생명의 손길만이 당신의 심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께 서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붙어 서지는 마라.

사원의 기둥들은 떨어져 있어야 하며,
떡갈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