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기념일
이향숙
노오란 은행잎들이
꽃가루가 되어 흩날리고
형용색색의 단풍들이
들러리가 되어주고
가을꽃들과 억새풀이
하객이 되어주고
가을 하늘에선 구름이
눈 스프레이가 되어주고
안개꽃이 만발한 예식장은
넓은 들판이어라.
12년 전 신부의 모습은
아름다웠는데
거울에 비친
지금의 나는 혈색 없는 얼굴.
퇴근길에 남편이 사 온 꽃 한 다발.
"여보 사랑해."
그 사랑에
난 눈물을 흘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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