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첫마음 / 정채봉

종이연 2026. 1. 30. 19:34

첫마음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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