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4월 / 장석주

종이연 2026. 4. 11. 20:07

4월

 

 장석주

 

 

금치산자 같은 4월이 왔다간다

사는 게 왜 이렇게 시시하지?

하는 얼굴을 하고

 

방부 처리되지 않은 추억들이

질척거리는 침출수를

삶의 빈 틈으로 조금씩 흘러보낸다

 

개척자는 아니지만 무능이

뼈에 사무치는 것은

일품요리 같은 여자와의 연애가

곧 끝나고 말리라는 예감 때문이다

 

무능과 게으름은

내 삶에 붙은 이면옵션이다

 

나쁜 패를 잡고 전전긍긍하는 노름꾼에게도

4월이 오고 내게도

사지를 절단한 편지가 도착하고

끔찍한 날들이 이어진다

 

머리 없는 남자가

낚시터로 가는 길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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