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 설날
박인걸
산촌의 그믐밤은
바람결에 나뭇가지가 울고
초가지붕에 몸을 숨긴
참새들 마져 떨고 있는데
눈썹이 셀까봐 날밤을 세운
철부지들은 가슴이 부풀고
십환짜리 세벳 돈 생각에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
질퍽거리는 눈을 밟으며
온 마을을 휘젖고
설의 의미는 몰라도
한 살 더 먹어 마냥행복했다.
늘화투 윷 놀이
팔뚝맞기 노래 부르기
밤을 하얗게 새워도
여자 애들과 놀아 좋았다.
눈감으면 떠오르는
그 시절 그 마을
지금도 가슴 한 구석에
고운 그림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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