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다시 새해의 기도 / 박화목

종이연 2023. 1. 12. 19:30

다시 새해의 기도

 

 박화목

 

곤욕(困辱)과 아픔의 지난 한 해
 나날들은 이제 다 지나가고
다시 새해 새날이 밝았다

 

동창(東窓)에 맑고 환한 저 햇살 함께
열려오는 이 해의 365일
지난밤에 서설(瑞雪) 수북히 내리어
미운 이 땅을 은혜처럼 깨끗이 덮어주듯
하나님, 이 해엘랑 미움이며
남을 업수히 여기는 못된 생각
교만한 마음 따위를 깡그리,
저 게네사렛의 돼지 사귀처럼
벼랑 밑으로 몰아내 떨어지게 하소서.

 

오직 사랑과 믿음 소망만을 간직하여
고달프나 우리 다시 걸어야할 길을
꿋꿋하게 천성(天城)을 향해 걸어가게 하소서.

 

이 해에는 정말정말 오직 사랑만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가난한 마음만이
이 땅에 가득하게 하소서, 하여
서로 외로운 손과 손을 마주 꼭 잡고
이 한 해를 은혜 속에 더불어 굳건히 살아가게 하소서.
 

동구 밖 저 둔덕 겨울 미루나무에
언제 날아왔을까, 들까치 한 마리,
깟깟깟… 반가운 소식 전해오려나.
하그리 바라던 겨레의 소원,
이 해에는 정녕 이뤄지려나, 이 아침
밝아오는 맑은 햇살 가슴 뿌듯이 가득 안고
새해에 드리는 우리의 간절한 기도
꼭 이루어 주소서, 하나님
이루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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