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박희홍
나는 봄을 알리는
입춘을 품고 살며
훈풍을 몰고 오는데
치수가 짧다고 흉보지만
뭘 보태준 적 있나
나로 인해 행복할 진데
하루라도 빨리 꽃을 피우려
3월이 머리채 잡아당겨서
그렇다고들 입방아 찢지만
아니야, 훈풍이 몰고 오는
파란 서슬에
겨울 더러 봄 시냇물을
꾸물대지 말고
무탈하게 건너라고
제 몸 기꺼이 잘라낸
착하디 착한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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