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행복/나이가 들면서(자꾸 안하던 짓을 합니다)

태백고원 자연휴양림을 예약하고는

종이연 2023. 4. 19. 14:51

늦가을

태백에 가서 가는 가을을 느끼기로 합니다.

그래서

바쁜 중에 태백고원 자연휴양림을 예약하고

딸내미와 셋이 길을 나섰습니다.

 

가는 길에 봉화의 청옥산에 들렸습니다.

여기 단풍이 곱다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입구에서 산지기이신지 부부같이 보이는 두분이 반겨주시는데

추워져서

여기는 이미 단풍이 져가고

우리가 가려고 하는 태백고원에도 

단풍이 졌다는 이야기를 하시네요.

 

단풍 구경을 하고

태백으로 들어가서 점심을 먹고 (일요일이라서 연 곳이 별로 없네요)

식자재마트가 유명하다고 해서

저녁거리를 사고 

태백자연휴양림에 갔습니다.

 

문제는 여기네요.제가 예약만 하고 결재를 안하고 

결재를 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곳에 자게 되었다고 기뻐했는데

이런

창구에서 직원이 결재를 안했다고 말할 때

뭐지? 그 때까지도 나는 결재를 안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 하지 않네요

 

비는 오는데 장 본 것들은 끓여 먹어야 할텐데

태백의 호텔은 있는데 팬션같은 숙소가 없네요.

 

그래서 저멀리 봉화의 팬션을 구하고

봉화로 가서 하룻 밤을 잤습니다.

태백의 가을이었는데

봉화의 가을이 되었습니다.

 

다음날은 보발재의 단풍을 보자 하고는

단양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보발재의 단풍은 사진과는 완전 다른..

이제 갓 심은 단풍나무들이 전망대에서 보기에는 그닥이었는데

보발재를 내려가니 구인사가 있습니다.

 

말만 들었던 구인사

아버지께서 생전에 구인사에 자주 가셨었는데

아버지 생각도 하면서

구인사의 곱디 고운 단풍을 한껏 느꼈습니다.

 

실패만 한 건 아니고

구인사가 살려 준 단풍여행

 

다음에는 결재를 확실히 하자하고 다시금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