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기도/구상

종이연 2023. 6. 27. 22:05

기도

 

구상




땅이 꺼지는 이 요란 속에서도

언제나 당신의 속사귐에

귀 기울이게 하옵소서.




내 눈을 스쳐가는 허깨비와 무지개가

당신 빛으로 스러지게 하옵소서.




부끄러운 이 알몸을 가리울

풀잎 하나 주옵소서.




나의 노래는 당신의 사랑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내 혀를 닳게 하옵소서.




이제 다가오는 불 장마 속에서

'노아'의 배를 타게 하옵소서.




그러나 저기 꽃잎 모양 스러져 가는

어린 양들과 한 가지로 있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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