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행복/나이가 들면서(자꾸 안하던 짓을 합니다)

차에 기름 바닥이 나고

종이연 2024. 6. 15. 17:48

시골에 사는 나는 차 기름을 언제나 잘 채우고 삽니다.

기름을 넣을까? 하면 옆에서 얼만큼 남았는데

그러면 

나는 두칸 남았는데

하면 꼬옥 두칸이나 남았는데 왜 벌써 기름을 넣느냐고 타박을 줍니다.

그게 차 운전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니

너무나 오래된 둘이의 싱갱이입니다.

하지만 나는 기름이 꽉 찼을 때의 행복이 최고조 인 것 같아요 ㅎㅎ

넣다가 한칸 남게 넣어주면 그닥이고요.

 

며칠 전에 생일이라고 

여기저기서 응원을 받았습니다.

나가기 힘든 몸이지만 

(이박삼일로 생일 축하하러 온 손주와 아이들 돌보느라 뭔가 지쳐있었습니다)

맛있는 것 먹으라고 하시는데 나가봐야지 하면서

고성에 갔습니다

고성에는 생일 때마다 가는 하모횟집이 있습니다.

큰들식당

제일 먼저 가기 시작한 집이라서

다른 곳 부*식당이 훨씬 더 유명하지만 가보았더니 저희는 역시나 큰들식당이 맘에 듭니다.

한시 다 되어서 도착해서

회가격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것(80,000원) 먹고 장어탕(2000원)먹고 나와서

옆에 다 가본 곳이라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

일단 상족암으로 코스를 잡고 가다가 몸이 힘듭니다 

얼른 집이나 가서 꽃밭에 물줘야지 하면서  네비를 끄고

가다가 보니 뭔가 낯익은 선진리성이 나오길래 거기를 들립니다.

 봄에는 벚꽃축제도 하고 주차장도 엄청 넓고요.

벚꽃 성지라고 하는데,

유월 한낮의 뜨거운 성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바로 내려와서 

집에 낮은 속도로 슬슬 올라왔는데도 여섯시가 되어갑니다.

올라오기전에 기름이 얼마 안남았네 하다가

또 고속도로 타고서는 잊어 버리고 집까지 왔습니다.

돌아와서 보니 한칸 남았네요.

 

나가면 기름부터 넣어야지 하고 있다가

공소에 반모임이 있어서 나갔다 오다가 경고등이 뜨고 경고음이 울려서

뭐지?

하고서야 겨우 알아냈습니다.

나가면서 기름을 넣었어야 했는데 

 기름 넣는 걸 잊었다니 

내가 기름을 잘 채우는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