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그리운 편지 / 이응준

종이연 2024. 11. 13. 20:36

그리운 편지      

 

이응준

 

그 도시에서 11월은 정말 힘들었네

그대는 한없이 먼 피안으로 가라앉았고

나는 잊혀지는 그대 얼굴에 날 부비며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는가에 대하여

덧없이 많은 날들을 기다렸지만

무엇이 우리 주위에서 부쩍부쩍 자라나

안개보다도 높게 사방을 덮어가는가를

끝내 알 수는 없었네

 

11월이 너무 견디기 어려웠던

그 도시에서 그대가 가지고 있던

백 가지 슬픔 중에

아흔아홉으로 노래 지어 부르던

못 견디게 그리운 나는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사랑하는 계절 / 나태주  (2) 2024.11.15
남산, 11월 / 황인숙  (0) 2024.11.14
11월 / 유안진  (0) 2024.11.12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0) 2024.11.11
11월의 정거장 /유가형  (0) 202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