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음이월 /이우디

종이연 2025. 2. 9. 20:40

음이월

 

이우디

 

수식은 잊어요

날개는 반성 없이 퇴화하고 발로 뛰는 새는 신버전

나는 요리사죠

슬픔의 미각에 길들여진 혀 짧은 새

냄새에 취해 길어지는 코도 잊어요

풀들이 햇빛 쪽으로 키가 크는 것처럼

그건 원칙이니까요

한계 너무 분명한 젊음 따위 버렸다고 믿지만

쿡쿡, 그럴 리가요

세상에, 갈수록 신파도 그런 신파 본 적 없지만

모든 게 너무 늦은 거 알지만

하지만 뭐, 어때요

사랑이 있는 쪽으로 코가 마구 자란대도

그게 뭐 어때서요

나는 아직 누구나를 사랑해요

제발, 이란 파도는 이미 서쪽으로 간지 몇몇 해

새벽처럼 영롱한 모모

떠날까요? 그래요 떠날래요

까짓, 놓지 못할 건 없어요

손아귀 아귀아귀 붉더니 칫, 그믐 달빛에 홀려서는

손바닥 골목 어귀 가로등 별빛 복사하는

혀는 짧고 코는 긴 음이월

밖을 향한 손가락은 외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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