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이월
이우디
수식은 잊어요
날개는 반성 없이 퇴화하고 발로 뛰는 새는 신버전
나는 요리사죠
슬픔의 미각에 길들여진 혀 짧은 새
냄새에 취해 길어지는 코도 잊어요
풀들이 햇빛 쪽으로 키가 크는 것처럼
그건 원칙이니까요
한계 너무 분명한 젊음 따위 버렸다고 믿지만
쿡쿡, 그럴 리가요
세상에, 갈수록 신파도 그런 신파 본 적 없지만
모든 게 너무 늦은 거 알지만
하지만 뭐, 어때요
사랑이 있는 쪽으로 코가 마구 자란대도
그게 뭐 어때서요
나는 아직 누구나를 사랑해요
제발, 이란 파도는 이미 서쪽으로 간지 몇몇 해
새벽처럼 영롱한 모모
떠날까요? 그래요 떠날래요
까짓, 놓지 못할 건 없어요
손아귀 아귀아귀 붉더니 칫, 그믐 달빛에 홀려서는
손바닥 골목 어귀 가로등 별빛 복사하는
혀는 짧고 코는 긴 음이월
밖을 향한 손가락은 외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