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이상적인 결혼/ 문정희

종이연 2025. 2. 14. 19:56

이상적인 결혼

 

 문정희

추억을 많이 갖고 사는 것은
재산을 많이 갖고 사는 것보다
부자라고 한다면

우리의 곳간에는
일생을 펴내고도 남을 보석이 있어요.

젊은 날엔
그 중 빛나는 한 개를 꺼내어
반지를 만들어 끼고

멀미 앓는 척
"아이구 머리에"
가끔 이마를 짚기도 했지만

오늘은
졸아든 탕약에 맹물을 섞어 마시듯
서늘한 오후를 보내고 있어요.

탕약의 맛은 싱겁고
이미 약효도 없는
쓰디쓴 탕약을 마시고 있어요.

천천히
조금씩
마지못해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밭에 사는 - 결혼에 부쳐/김승동  (0) 2025.02.15
결혼 /나태주  (0) 2025.02.13
2월 /이기철  (0) 2025.02.12
2월 /이남일  (0) 2025.02.11
음이월 /이우디  (0) 2025.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