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 송수권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갈며떨리는 손으로 잊어야 할 슬픈 이름을두 줄로 금긋듯그렇게 당신은 아픈 추억을 지우십시오 새해 아침은찬란한 태양을 왕관처럼 쓰고끓어오르는 핏덩이를 쏟아놓으십시오 새해 아침은첫날밤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