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위하여 / 천 상 병 봄을 위하여 / 천 상 병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회사하다. 영국의 시인 바이론도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했는데 내가 어찌 이 말을 잊으랴? 봄이 오면 생기가 돋아나고 기운이 찬다. 봄이여 빨리 오라. 나부끼네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21
사라지는 침묵 속에서 사라지는 침묵 속에서 꽃이 질 때 노을이 질 때 사람의 목숨이 질 때 우리는 깊은 슬픔 중에도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지혜를 배우고 이웃을 용서하는 겸손을 배우네. 노래 부를 수 없고 웃을 수 없는 침묵 속에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기도를 배우고 자신의 모습을 깊이 들여다보는 진실을 배우네 모..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21
인연의 잎사귀 / 이해인 인연의 잎사귀 / 이해인 살아가면서 많은 것이 묻혀지고 잊혀진다 하더라도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언젠가 내가 바람편에라도 그대를 만나보고 싶은 까닭입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그대와의 사랑, 그 추억만은 고스란히 남겨두는 것은 그것이 ..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21
감자를 씻으며 / 정호승 감자를 씻으며 / 정호승 흙 묻은 감자를 씻을 때는 하나하나씩 따로 씻지 않고 한꺼번에 다 같이 씻는다 물을 가득 채운 통 속에 감자를 전부 다 넣고 팔로 힘껏 저으면 감자의 몸끼리 서로 아프게 부딪히면서 흙이 씻겨나간다 우리가 서로 미워하면서 서로 사랑하는 것도 흙 묻은 감자가 서로 부딪히면..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21
봄에 앓는병 / 이수익 봄에 앓는병 / 이수익 모진 마음으로 참고 너를 기다릴 때는 괜찮았느니라. 눈물이 뜨겁듯이 그렇게 내 마음도 뜨거워서, 엄동설한 찬 바람에도 나는 추위를 모르고 지냈느니라. 오로지 우리들의 해후만을 기다리면서.. 늦게서야 병이 오는구나, 그토록 기다리던 너는 눈부신 꽃으로 현신하여 지금 나..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21
매듭 / 장흥진 매듭 / 장흥진 택배로 온 상자의 매듭이 풀리지 않는다 어머니의 방식으로 단단히 묶인 끈 보다 못한 아이가 칼을 건넨다 늘 지름길을 지향하는 칼 좌석표가 있다는데도 일부러 입석표를 끊어 두 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를 서서 가시며 그 근소한 차액을 챙기시던 어머니는 평생 지름길을 모르는 분이었..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21
행복 - 천상병 행복 - 천상병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 여자 생각도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21
섬진강 (다시 설레는 봄날에) / 김용택 섬진강 (다시 설레는 봄날에) / 김용택 당신, 당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곱게 지켜 곱게 바치는 땅의 순결 그 설레이는 가슴 보드라운 떨림으로 쓰러지며 껴안을, 내 몸 처음 열어 골고루 적셔 채워줄 당신. 혁명의 아침같이, 산굽이 돌아오며 아침 여는 저기 저 물굽이 같이 부드러운 힘으로 굽이치며 ..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21
빨간 우체통 / 안숙현 빨간 우체통 / 안숙현 길가다 너를 만나면 언제나 가슴이 설렌다 길가에 홀로 서서 어떤 이에겐 행복을 어떤 이에겐 사랑을 어떤 이에겐 쓸쓸함을 전해 주던 너 바람에 사랑을 싣고 오고 가던 너의 소식이 어느 날 뚝 끊겨서 마음이 너무나 아파 쓸쓸한 길가에 홀로 서서 졸지 말고 우리들의 메마른 가..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