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하나 ~

밤의 기도

종이연 2009. 8. 17. 18:26
 
 
 
 
 
 
 
 

     
    밤의 기도 
    내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밤은 싱싱한 바다
    별을 삼킨 인어되어 깊은 어둠 속을 헤엄쳐 가면 
    뜨거운 불향기의 당신이 오십니다.
    고단한 여정에 살갗마다 스며든 쓰라림을
    향유로 씻어내며 크게 하소서
    안보이는 밤엔 더욱 잘 보이는 당신의 얼굴
    눈 멀어야 가까이 볼 수 있다면
    눈 멀게 하소서.
    너무 많이 사랑함도 죄일 수 있다면 
    죄인이게 하소서
    죽음과 이별하고 소리 없이 일어서는 밤은 눈이 큰 바다
    순결한 나를 그 바다위에 떠올리게 하소서.
    가느단 빛의 올을 꼬리에 하늘대며
    수천의 새아침을 쏟아내게 하소서.
     - 이해인님